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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포비아(Socialphobia, 2014)

똔민 2015. 6. 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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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의 파급력과 그 반작용에 따른 후폭풍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하는 건 근 하루이틀이 아니다. 실제로 악플로 인해 상처입고 자살을 시도하는 연예인들이 존재하고, 방대한 지식과 정보 속에 표류하고 있는 개인정보의 노출로 프라이버시가 보호되지 않는다. 정보의 전달력은 모바일 세대로 넘어와서 그 속도를 가늠하기 어려워졌고 그만큼 잘못된 정보의 전달도 빠른 편이다. [소셜포비아]는 이런 세태를 짚어낸다. 그리고 공감한다. 되짚는다. 그리곤 껄끄러운 단면을 파헤친다.

신선하지만 친근한 현 SNS의 세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 이슈에 대한 개인적인 트윗이 일파만파로 퍼지는 모습, 전형적인 악성댓글과 마녀사냥,자극적인 컨텐츠를 이용해 먹는 개인방송까지. 참으로 웃픈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소셜포비아]는 작정하고 SNS가 끼치는 사회적 병폐를 이야기한다. 마녀사냥과 자극적인 개인방송으로 빚어낸 비극, 그 비극마저 컨텐츠로 이용되고, 웹상에 깔린 불신과 익명성은 그 타겟 또한 빠르게 바꾸고야 만다. 결과론적으로, 이미 사건의 결말은 정해져 있음에도 그 사실을 납득하지 못해 어떻게든 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하는 인물들은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수단과 목적을 바꾸는 모습까지도 보여준다. 

긴장감을 놓치지 않을 정도의 템포를 유지하며 달려나가는 이야기는 후반부에 가서 조금씩 가쁜 숨을 내쉰다. 이는 사실, 사건의 결말에 대한 갈증보다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더 흥미있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이 영화가 인상깊었던 이유는 최근 세 달까지 개봉했던 한국영화들이 모두 진부함에 찌들어 버린 산물들이 가득해서가 아닐까 싶다. 클라이막스에서 채팅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씬은 적절한 사운드로 인해 긴장감이 극에 치달은 씬이라서 오래 기억에 남는다. 타이핑만으로 특정대상을 쏴 죽이는 것만 같은 이 장면은 비단 영화에서만 일어나는 기현상은 아닐 것이니 말이다.

익명성이라는 안전장치를 믿고 모인 그룹이 한 대상을 쥐락펴락하지만, 그러한 행위를 함으로써 내뱉는 결과물은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이러한 웹상의 이슈는 또 다른 이슈에 파묻혀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다. 누가 옳고 그른가, 누가 승자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모두가 지고야 마는 SNS 세태의 한탄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SNS라는 총으로 우리가 겨누고 있는 곳은 사실 거울 앞의 자신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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